오늘 오랜만에 애인에게서 편지가 왔다. 기쁜 마음으로 편지봉투를 뜯어 보았다. 기분 좋은 맘으로 읽어 내려가는데 내 애인이 임신을 했다고 말했다. 2달... 내가 입대하기 얼마전에 한 것이 사고가 된 것이다. 힘들다고 너무 외롭다고 적혀있다.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.
->추카한다. 넌 이제 애 아빠다.ㅋㅋㅋ
->사랑한다면 애는 지우지 마라. 제대전에 휴가 가서 결혼해라.
호국 연무사 내 큰법당 어느 『국군 법요집』에 적힌 낙서 中
예전에 논산 훈련소 시절 불교로 종교활동을 갔다가 인상적이어서 수첩에 적어왔었다. 장난일 수도 있겠지만, 그 때 나는 이 낙서에서 진심-필체 등에서 오는-을 느꼈다. 언제적은 것인지도 모르고, 누가 적은 것인지도 모른다. 알려진 것이라곤 입대한지 2달이 지났다는 것.
나는 사회에 두고 온 애인도 없었고, 입대 전에 꽤 오랜시간 혼자였지만 그 때 이 낙서를 보고 여러가지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. 그 생각들의 핵심은 나도 이제 '아저씨들'에 포함되는 것인가였다. 나도 밑에 뭔가를 적고 싶었지만 적을 말이 떠오르지 않아서 그냥 덮었던 기억이 난다. 지금 이라면 이렇게 적었을거다.
-> 최선의 선택을 해라. 너는 이제 책임을 져야하는 위치에 있다.









